리선권(사진)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10·4선언 기념식 참석 차 방북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을 가리켜 “배 나온 사람한테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19 남북정상회담 당시 우리 측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냐”고 막말했던 리 위원장이 초면인 김 의장에게 독설에 가까운 농담을 던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리 위원장은 지난달 5일 10·4선언 11주년 기념 공동행사 후 평양 고려호텔에서 남측 주재로 열린 만찬에 참석해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과 식사를 함께했다. 당시 배석자들에 따르면 리 위원장은 민주당 관계자가 “이 분이 우리 당에서 (정부정책) 예산을 총괄하는 사람”이라고 김 의장을 소개하자 “배 나온 사람한테는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는 돌발 발언을 했다. 김 의장은 듣기에 따라 기분 나쁠 수 있는 이 말을 술자리 농담 정도로 여기고 배석자들과 웃어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이날 고위 당정청회의 직후 발언의 진위와 당시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꾸 가십을 만들어내면 본질이 흐려진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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