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곳 중의 하나였던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세계적인 최첨단기술단지로 부상한 이유가 정부와 산·학·연이 함께 ‘지역발전’이라는 모티브에 공감하고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Research Triangle Park)의 성공을 위해 서로 힘을 모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배우면서 한국에서 성공한 RTP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내 주체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할 필요가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혁신경영연구센터(CIMS)가 공동으로 마련한 특구 맞춤형 기술사업화 교육 및 협업기반구축 프로그램에 참가한 원한경 부산연합기술지주 펀드투자팀 실장은 “국내 상당수 지방정부들이 지역발전의 열쇠로 ‘한국의 RTP’를 지향하고 있다”며 “RTP가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직접 체험하면서 앞으로 기술과 투자를 어떻게 엮어 기술사업화를 추진하는 것이 좋을 지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는 1959년 랄리·더럼·채플힐 등 3개 도시에 위치한 NCSU와 노스캐롤라이나대(UNC)·듀크대 등 3개 명문대학을 중심으로 2,780만㎡(840만평)규모의 RTP를 조성하고 우수 기업을 유치하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구축했다. RTP는 현재 250개 이상의 연구개발 중심 기업들이 자리잡으며 5만명 이상의 연구개발(R&D) 전문인력이 종사하고 있다. IBM·GSK·GE·SAS 등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이전하거나 창업하면서 실리콘밸리와 대등한 첨단산업지역으로 탈바꿈하는데도 성공했고 세계 각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데이빗 케이저 노스캐롤라이나주 상무부 과학기술혁신국 부국장은 “RTP 조성 후 주정부가 소기업 창업공간 및 창업지원기관 등을 마련하고 기업, 연구소, 대학 등 R&D 혁신기관과 기술사업화를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노력한 결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3개 지역 명문대의 우수인재를 활용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이전과 함께 청년 창업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시너지가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성명 대전시 과학특구과 창조경제담당사무관은 “수십개의 연구소를 보유한 대덕연구단지와 KAIST 등 우수한 대학이 자리잡고 있는 대덕특구가 ‘한국의 RTP’가 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유관기관이 더욱 소통하고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며 “방치된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HQ 랄리’라는 공동작업 공간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전국 5개 R&D특구 기술사업화 담당자와 투자사·기술이전기관 관계자 등 교육참가자들은 또 해터래스 벤처 파트너스와 IDEA 펀드 파트너스 등 엔젤투자사를 찾아 RTP의 창업기업 현황과 투자방향 및 현황, 투자성공사례,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 계획 등을 살폈다. 또 NCSU 교수 창업기업으로 창업 30년만에 전세계 1만7,000명의 직원을 보유한 통계전문 글로벌 기업 성장한 SAS를 방문해 창업성공 현장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현석 기술과가치 해외사업본부장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에는 국경이 없다”며 “이번에 방문한 벤처캐피탈사들과의 네크워킹을 구축해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유치 및 해외투자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규진 전북연구개발특구 연구원도 “RTP 내 여러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을 견학하면서 가치있는 기술이 사업화되고 그 이익이 다시 기술발전에 투자되는 ‘기술사업화 선순환 생태계’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랄리·더럼(미국)=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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