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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내년 경제가 더 암울하다는 KDI의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6%로 낮추면서 잠재성장률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설비와 건설투자 위축이 성장률을 1%포인트 이상 끌어내릴 뿐만 아니라 소비도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올 4·4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이 ‘0명’에 그칠 것이라는 참담한 예측마저 제시됐다.

주목할 것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KDI의 진단이다. KDI는 “소득주도 성장의 근본 취지는 공감하지만 단기적 측면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비록 완곡어법이지만 국책연구기관조차 투자와 고용절벽을 초래한 배경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지목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는 애써 부인해왔지만 주52시간근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경제기반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민간 부문의 투자부진이 이어진다면 소득 불평등 완화와 고용 확대 등 정책성과마저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은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경고의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사면초가인 경제 현실을 직시하고 하루빨리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2% 중반대의 성장률을 놓고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펼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KDI는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활력을 높이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려면 구조개혁과 노동개혁에 나서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부작용을 보완하고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실추된 리더십을 되찾아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업일 것이다.



지금은 정부의 희망대로 정책의 장기적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상황이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내년이야말로 선거가 없어 정권 차원에서 구조개혁에 전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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