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유럽 국가에 89억달러의 지원을 제공했는데 대부분이 동유럽에 집중됐다. 이는 전년도의 40억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예를 들어 중국은 최근 2억5,500만달러를 들여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다리를 건설했고 12억달러를 구리광산에 투자했다. 세르비아 현지 철강회사를 사들이면서 5,000명의 일자리도 만들었다.
또 그리스의 피레우스항구 지분 67%를 3억달러에 사들였고 몬테네그로에서는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폴란드·리투아니아·벨라루스에서는 물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동유럽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중요하게는 이곳이 시진핑 정부가 진행 중인 일대일로의 종점이라는 데 있다. 서방 국가들에 소외된 빈 공간을 노린 것이다. 여기에 동유럽 국가들이 과거 공산주의 국가들이었다는 동질감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유럽 국가들의 시선은 별로 곱지 못하다. 총 30억달러를 투자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던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와 헝가리 부다페스트 연결 고속철도의 건설이 최근 지지부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유럽연합(EU)이 중국의 동유럽 진출을 우려하며 관련 허가에 소극적이어서 헝가리 쪽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EU 회원국이 아닌 세르비아 쪽 공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WSJ는 “세르비아~헝가리 고속철도 사업의 진척상황을 보면 중국의 동유럽 진출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우려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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