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인공 보조심장 이식 분야에서 남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심장센터 심부전팀은 지난 9월 6일 국내 처음으로 좌심실보조장치(LVAD) 삽입수술 20례를 달성한지 2개월만에 6례를 추가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이식팀은 올해 14세 청소년에게 체내 LVAD 이식에 성공한데 이어 만 1세 여아에게 체외 LVAD 이식치료를 통해 심장 기능을 회복, 자신의 심장으로 숨쉬며 퇴원시키는 진기록을 세웠다. ‘인공 보조심장 이식은 심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버티게 해주는 과도기적 치료’라는 한계와 선입견을 날려버리고 근본적 치료법으로의 전환점을 마련한 셈이다
LVAD는 혈액을 대동맥을 거쳐 온몸으로 내뿜는 좌심실의 기능을 대신해 ‘인공 보조심장’ ‘혈액펌프’로도 불린다. 삽입형 LVAD는 좌심실의 첨부와 대동맥 사이에 설치,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을 퍼내는 역할을 한다. 전기로 구동되기 때문에 전선이 피부를 통해 나와 배터리나 다른 전원 소스와 연결돼 작동한다.
말기 심부전 등을 앓고 있는 성인 중증 심장기능 저하 환자에게는 심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나이가 많아 심장이식 기회를 얻지 못하는 노인에게는 생존기간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최후의 보루’다.
심장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굳어지는 특발성 제한 심근병증 같은 희귀질환을 앓는 소아·청소년의 경우 같은 연령층의 뇌사자 심장을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서 좌심실보조장치 이식이 유일한 생명연장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이 장치를 이식받지 못하면 심장기능→혈액순환 저하로 폐·간·콩팥 등 다른 장기들까지 기능을 잃어가면서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된다. 좌우심실 모두 기능을 거의 잃어 양심실보조장치를 이식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2년 이영탁 심장외과·전은석 순환기내과 교수팀이 국내 첫 2세대 LVAD 삽입술, 2015년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3세대 LVAD 이식수술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수술 받은 26명(평균 68세) 중 23명이 이식받은 LVAD 또는 ‘LVAD 제거 후 심장이식’(4명)을 받고 생존해 있다. 조기 사망률 0%, 최장기간 유지 환자, 국내 첫 최소침습형 LVAD 이식수술 성공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오재건 심장뇌혈관병원장(순환기내과 교수)은 “심부전팀 의료진의 열정·실력·경험, 다학제 관점에서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앞서 2000년 성인형 체외 LVAD 이식, 지난해 만 16개월 남아에게 체외 양심실보조장치 이식에 성공했다. 박영환 심장혈관외과 교수는 “소아 심장이식은 길게는 수년 이상 대기가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심실보조장치 이식을 통해 전신건강을 유지하고 성장기의 정상적 발달을 돕는 게 중요하다”며 “어린이는 성장하면서 더 큰 심실보조장치로 바꿔야 하는 문제까지 있는데 완치 사례가 등장하고 건강보험 적용도 확대되고 있어 치료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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