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아마존과 구글·페이스북 등 거대 기술기업들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심각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의 주요 정책마다 대립각을 세워온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구글·페이스북까지 포함해 선거 이후 손봐주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구글·페이스북 등 세 기업을 지목하며 “반독점 제재 여부를 매우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을 해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부분의 사람이 반독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지켜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인터뷰가 방송되자 이튿날인 5일 뉴욕증시에서 아마존의 주가는 전날보다 2.27% 하락했고 알파벳(구글의 모기업)과 페이스북 주가도 각각 1.47%, 1.11% 내렸다.
앞서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구글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 등을 조사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사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전 정부가 그러지 못하게 막은 것 같다”고 말하며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악시오스는 “거대 기술기업 조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가 진지해보였다”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분리에 초점을 맞춘 조사는 아직 없었다”고 전했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의 조사를 거쳐 반독점 제재를 받게 되면 이들 거대 기술기업은 회사를 여러 개로 쪼개야 하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고 부자이자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의 사주인 베이조스 CEO를 타깃으로 한 질타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베이조스와 아마존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4월에는 아마존이 판매세를 충분히 내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미국 우편 서비스를 이용해 싼값에 상품을 배송하면서 납세자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마이크 앨런 악시오스 공동창업자는 CNBC에 “이번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에 ‘강박’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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