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내년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6 중간선거 다음 날인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한 질문에 “내년 언젠가”라고 했다가 “내년초 언젠가”(sometime early next year)라고 대답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에 8일 뉴욕에서 예정됐던 북미고위급 회담이 돌연 연기된 것과 관련해 북미정상회담은 여전히 열리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고위급 회담 연기에 대해 “잡혀지고 있는 여행들(trips that are being made) 때문에 우리는 그것(북미고위급회담 일정)을 바꾸려고 한다”며 “우리는 다른 날 만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북미고위급 회담이 외부 일정상의 이유로 조정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9일 프랑스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김 부위원장이 오더라도 지난 5월말∼6월초의 1차 방미 때와는 다르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견된 바 있다. 앞서 국무부는 이날 0시 북미고위급 회담이 연기됐으며, 양측의 일정이 허락할 때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그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것 없다”고 속도 조절론을 제기하면서, 제재 해제를 위해서는 북한의 ‘대응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서두를 게 없다. 우리는 급할 게 없다. 제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재는 유지되고 있으며, 미사일과 로켓이 멈췄다. 인질들이 돌아왔다. 위대한 영웅들이 송환되고 있다”며 지난 8월 1일 하와이에서 열린 유해 봉환식에 대해 ‘전몰장병 관련 행사 중 일찍이 가장 아름다운 행사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제재들을 해제하고 싶다. 그러나 그들(북한) 역시 호응을 해야 한다. 쌍방향(a two-way street)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차 “그러나 나는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 서두를 게 전혀 없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들을 거론하며 “내가 여기 오기 전에 그들은 70년 넘게 이(북한) 문제를 다뤄왔다. 내가 생각하기에 핵 분야에 있어서 25년간 정도 될 것이다. 그건 긴 기간이다”라며 “나는 불과 4∼5개월 전에 (6·12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를 떠났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70년 동안 했던 것보다 지난 4∼5개월간 더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매우 간결하게 말하겠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는다.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며 해당 발언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추가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제재가 유지되는 한 미국으로선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을 재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는 표현을 4차례, ‘서두를 것이 없다’, ‘급할 것이 없다’는 표현을 7차레씩 각각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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