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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망여아 엄마 '비오기 전에 찾아 얼마나 다행이야' 안타까움 이어져

지난 2일 새벽 제주시 용담동 해안도로에서 딸을 안고 이불에 감싼 채 바다 쪽으로 향하는 엄마의 모습이 주변 상가 폐쇄회로(CC) TV에 찍혔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제주를 찾은 엄마와 딸이 바다에 빠져 숨진채 발견됐다. 딸의 사인은 익사로, 엄마의 시신은 특별한 상처가 없어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을 통해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A양(3)의 엄마 B(33)씨는 7일 오후 6시 39분경 제주항 7부두 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해경은 지문조회를 통해 시신이 B씨임을 확인했다. 육안 검사에서는 외견상 특별한 상처는 없었다.

경찰과 해경 수사에서는 이들이 바다로 간 이유에 대해 현재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B씨가 숙소에서 번개탄을 피운 점, 새벽시간대 택시로 인적 없는 바닷가를 향한 점 등을 토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

A양과 B씨는 지난달 31일 밤 제주를 찾았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10분 거리에 있는 삼도동의 숙소로 이동한 장면은 청사 CCTV에 담겼다.

이후 B씨는 숙소 근처 마트에서 번개탄과 우유, 컵라면, 부탄가스, 라이터 등을 구입하고, 숙소 욕실에서 번개탄을 피웠다.

그리고 2일 오전 2시 31분경 모녀는 숙소를 나와 택시를 타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바닷가로 향했다. 짐은 숙소에 그대로 둔 채였다.

엄마 B씨는 딸을 꼭 안고 담요를 덮은 채 도로에서 바다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6일 오후 제주시 용담동 해안가에서 실종자 수중수색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A양은 4일 오후 마지막 행적에서 서쪽 방향인 제주시 애월읍 바닷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B씨는 동쪽 방향인 제주항에서 7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해상사고 실종자가 사고 추정지점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지난 8월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여성 시신이 제주도 반 바퀴를 돌아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해경 관계자는 “시신이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 이례적인 경우는 아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라며 “해상사고의 경우 같은 곳에서 숨졌더라도 조류나 해류 흐름 등에 따라 시신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경의 수색은 A양이 발견된 서쪽 방향에 치우쳤다. 5일에는 A양이 발견된 애월읍 신엄리 바닷가 중심으로, CCTV가 확인된 6일에는 용담 해안도로 인근으로, 이후 두 지점을 연결한 방향에서 한림읍 해안가까지 수색범위를 확장했다.

그러나 용담해안도로 동쪽에 대한 수색은 서쪽만큼 집중되지 않았다. 결국 B씨의 시신은 동쪽 방향 직선거리로 약 5㎞ 떨어진 제주항 7부두 하얀 등대 방파제 부근에서 낚시객에 의해 발견됐다.

해경은 B씨 시신에 대해 이날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 주변 인물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모녀의 시신이 모두 발견되자 인터넷에서는 이들의 사연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기사 댓글과 각종 커뮤니티에 추모하는 글을 올리며 모녀가 아무 연고 없는 곳까지 가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상황에 대한 사회적 각성을 요구하고 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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