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환보유액이 석 달 연속 감소하며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금융당국이 추락하는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 한 달 사이 외환을 대거 투입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이 3조531억달러(약 3,400조원)에 그쳐 전월 대비 339억달러 줄어들었다고 8일 밝혔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8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해 이 기간 648억달러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외환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 내 경기둔화 우려 속에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중국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외환을 대거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민은행이 지난달 외환시장에서 320억달러 규모의 외환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최근 2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시장 개입”이라고 전했다.
위안화 환율은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8월 이후 인민은행의 개입으로 주춤하던 환율은 10월 들어 다시 뛰기 시작해 지난 1일에는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위안화 가치 하락) 달러당 6.9794위안까지 올라서며 7위안선에 바짝 접근했다. 이후 인민은행의 추가 개입으로 환율이 진정되면서 8일 현재는 달러당 6.92위안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이렇게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중국 내 경기침체와 자산가치 하락에 불안감을 느낀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의 강한 통제 속에서도 기업과 개인들의 자산 해외이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2014년 6월 3조9,932억달러를 기록하며 4조달러에 육박했지만 2015~2016년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 방어 등을 위해 거의 1조달러를 소진했다. FT는 “중국에서 3조달러의 외환보유액은 위안화 안정화를 위한 마지노선”이라며 “인민은행은 외환보유액을 고갈시키지 않고 환율을 방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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