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인 유로존의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파와 미국의 경제정책 영향, 일부 회원국의 국가 채무 증가 우려 등의 이유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이날 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에서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2.1%,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는 지난 분기와 같은 수준이지만, 내년도 전망치는 지난 분기의 2.0%에서 0.1% 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집행위는 또 이번에 처음 발표한 2020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1.7%로 예상하며 내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집행위는 이번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 이유로 브렉시트 여파와 미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국가 채무 증가가 우려되는 이탈리아 경제의 영향 등을 꼽았다. 지난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2.4%를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이 같은 전망은 유로존의 성장동력이 약화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망치 수정은 당초 연말부터 경기부양책을 축소하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계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관측된다. 집행위는 올해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1.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ECB의 목표치인 2% 안팎에 근접한 수치다.
EU 집행위는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우 작년에 경제성장률이 2.2%였으나 올해는 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 분기 전망치 1.9%보다 0.2% 포인트 하향조정된 것이다. 내년도 전망치도 1.8%로 전 분기보다 0.1% 포인트 내렸다. 내년 3월 EU를 탈퇴하는 영국의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은 1.3%, 내년은 1.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EU 규정을 어기고 재정지출을 대폭 늘리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 EU와 마찰을 빚고 있는 이탈리아에 대해선 올해 경제성장률이 1.3%, 내년도엔 1.2%, 2020년엔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유로존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내년도와 2020년 전망치는 이탈리아 정부가 주장하는 1.5%, 1.6%보다 낮은 것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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