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복원에도 하락세를 지속해온 국제유가가 지난달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서 결국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6% 떨어진 60.6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거래 마감가는 지난달 3일의 고점 76.24달러와 비교하면 20% 이상 하락한 수치로 국제유가의 약세장 진입을 알렸다. 약세장은 통상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할 때를 의미한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이날 70.65달러로 마감해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달 3일의 86.74달러에서 19%가량 내렸다.
국제유가는 미국이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금지 조치를 8개국에 한시적으로 면제해준데다 미국 내 원유 재고가 증가하는 데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이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재고는 7주 연속 증가해 6월 이후 최고 수준인 4억3,200만배럴에 달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앞두고 원유 생산을 늘려온 만큼 이번주 말에 열리는 OPEC 회동에서 다시 감산 문제가 논의될 경우 유가 흐름에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사우디가 OPEC 해체가 원유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유가에 새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의 압둘라국왕석유연구소가 OPEC 해체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는 OPEC을 고유가 원인으로 지목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력과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맞물려 나온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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