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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장률 끌어올리겠다면 잘못된 정책부터 바꿔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새 경제팀의 핵심과제로 잠재성장률 제고를 꼽았다. 홍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에 맞는 경로로 안정적으로 가야 한다”면서 “잠재성장 경로를 업그레이드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게 근본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새 경제사령탑이 현 정부에서 듣기 어려웠던 성장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내세운 것은 분명히 반가운 일이다. 이전 경제팀에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률도 결코 낮지 않다며 한가로운 소리나 늘어놓았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의 잠재성장률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심지어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마저 밑돌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까지 나와 있다. 무디스는 부총리 후보자 발표에 맞춰 내년 한국 성장률이 2.3%로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을 내놓아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홍 후보자의 말대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노동과 자본 투입을 늘리든지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철저한 구조개혁과 함께 고비용·저생산성의 산업구조를 뜯어고쳐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홍 후보자가 “혁신성장이 성과를 내도록 펌프질을 할 때”라며 속도전을 강조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홍 후보자는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한 진단을 애써 피하면서 “과거 방식과 다르게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어서 경제활력을 가로막는 규제 혁파나 노동개혁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제조업 가동률 하락으로 한국 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세계 경제 질서에 적합한 정책을 기대해본다”고 새 경제팀에 주문했다. 진정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면 선진국들처럼 구조개혁과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라는 고언이다. 홍 후보자는 더 늦기 전에 소득주도 성장으로 대변되는 잘못된 경제정책부터 바로잡아 한국 경제를 성장궤도에 다시 올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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