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질환과 관련된 혈압·혈당·총 콜레스테롤(TC)·체질량지수(BMI)의 변화가 큰 중장년층은 치매 위험도가 1.7배까지 높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12일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에 따르면 김미경 내분비내과 교수팀이 지난 2005∼2012년 3회 이상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당시 치매·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이 없는 45세 이상 293만여명을 대상으로 혈압 등 4개 변수의 변동성이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김 교수팀이 조사대상자들의 치매 발생 여부를 2015년까지 평균 5.5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1.12%(3만2,901명)가 치매에, 23.7%(69만4,637명)이 당뇨병·고혈압 또는 이상지질혈증에 걸렸다. 치매 환자 중 74.4%는 알츠하이머 치매, 11%는 혈관성 치매였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나이가 많고 수축기 혈압이 높은 반면 덜 비만하고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았다.
특히 대사질환과 관련된 혈압 등 4개 변수의 변동성이 클수록 치매 발병 위험도가 높았다. 수축기혈압, 혈당, 총 콜레스테롤, BMI(㎏/㎡,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중 1개 변수라도 변동성이 상위 25%에 든 경우 변동성 하위 25% 그룹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도가 1.22배 높았다. 변동성이 큰 변수가 2개면 1.39배, 3개면 1.54배, 4개면 1.73배까지 치매 위험도가 높아졌다. 4개 변수 중 변동성 상위 25% 그룹의 치매 위험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BMI(1.41배)였고 총 콜레스테롤(1.21배), 수축기 혈압(1.15배), 혈당(1.12배) 순이었다.
4개 변수의 변동성이 큰 조사대상자의 비율은 변수 1개가 39.5%, 2개가 20.6%, 3개가 5.6%,4개가 0.7%였다. 33.7%는 1개 변수도 변동성 상위 20%에 들지 않았다. 치매 위험도는 성·연령과 흡연·음주·규칙적 운동 여부 등에 따른 편차를 조정하고 치매 위험도를 4개 변수에 맞게 조정한 결과다.
김 교수는 “대사질환과 관련된 혈압 등 4개 변수는 상호 연관돼 있다”며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히 혈압·혈당·총 콜레스테롤·체중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이런 지표들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실렸다.
혈압의 변동성이 크면 염증·산화 스트레스·혈관 내피 기능장애 등으로 뇌세포 저혈압·사멸이 촉진되고 학습·기억 등을 담당하는 해마 위축이 초래될 수 있다. 혈당의 변동성이 커도 중추신경계의 이상혈당증, 인슐린 저항성과 다양한 합병증으로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변동성이 크면 뇌혈류 감소, 뇌혈관 손상 위험이 커진다. 고지방 음식을 많이 먹어 피 속에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면 동맥 안쪽 벽에 쌓여 ‘지방 찌꺼기 혹(죽종)’이 만들어지며 혹이 커지거나 터지면 뇌·심장혈관 등이 좁아지거나 막혀 뇌졸중·심근경색 등이 생길 수 있다. BMI, 즉 체중 변화도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뇌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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