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녹음’ 캐나다 “들었다”·佛 “모른다” 엇갈린 반응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당시 녹음을 둘러싸고 캐나다와 프랑스가 각각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12일(현지시간) 프랑스를 방문 중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나다 측이 카슈끄지가 살해당하는 순간이 담긴 녹음을 들었다고 시인했다.

앞서 10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카슈끄지 녹음’을 사우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에 제공했다(원문, Biz tapeleri verdik)고 말하면서, “이들 각국이 살인 현장에서 벌어진 대화를 다 들어서 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뤼도 총리는 파리 기자회견에서 캐나다 정보당국이 카슈끄지 녹음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지만 본인이 직접 듣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각국에 녹음을 제공했다고 밝힌 후 자국 정부가 녹음을 들었다고 인정한 지도자는 트뤼도 총리가 처음이다.

반면 프랑스 외교장관은 카슈끄지 피살 당시 녹음에 대해 모른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을 부정했다.



앞서 이날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프랑스2 방송과 인터뷰에서, 프랑스 정부는 카슈끄지 녹음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터키 대통령이 우리에게 줄 정보가 있다면 틀림없이 우리에게 줄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그것(오디오)에 대해 모른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녹음 공유와 관련해 거짓말을 한 것이냐는 프랑스2 방송의 질문에 르드리앙 장관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은 그가 현재 상황에서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답변했다.

이에 터키는 르드리앙 장관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터키 대통령실 공보실장 파흐렛틴 알툰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터키 대통령실에 따르면 터키는 지난달 24일 프랑스 정보당국자에게 오디오를 들려주고, 녹취록도 전달했다.
/노현섭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