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7회째를 맞이하는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여러 부문 중에서 계획건축부문은 우리 시대의 사회적, 환경적 문제점과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건축적 방법으로 제안하는 주제전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공모의 주제였던 ‘통일, 공유, 공존’은 참가자 입장에선 다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주인공인 건축학도들이 현재의 시점에서 심도 있게 고민해 보아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에 대한 준비, 빈부의 격차와 세대 간 갈등, 산업구조의 급속한 변화, 그리고 과거, 현재, 미래가 혼재되어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혼란스럽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갈등요소를 창의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공유와 공존의 화두를 던진 것입니다.
이번 공모는 예년보다 많은 학생들의 참가신청이 있었습니다. 최종 253개의 작품이 접수됐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작품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응모자의 불필요한 노력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패널에 의한 1차 심사, 선정된 작품에 한해 2차 모형심사, 다시 선정된 작품의 PT를 통해 수상작을 최종 선정했습니다. 또 공모가 단순히 시상자 선정을 위한 대회가 아니라, 오랜 고민의 결과를 서로 나누고 격려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에 3차 PT는 간단한 다과와 함께 공개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작품에 못지않게 참가자들의 PT 자세도 훌륭했습니다.
심사위원회가 보는 평가기준은 네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문제의식의 진정성입니다. 우리 사회와 주변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고 깊게 고민하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시각과 주제의 창의적 해결방안도 심사위원들의 평가 기준이었습니다. 작품의 완성도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주제와 해결 방안에 대한 사회적 공감도 필요다고 봤습니다. 심사 후반으로 갈수록 상당히 수준 높은 작품들로 추려져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공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학생들이 자기 주변의 지역적 문제 해결에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 형태적 디자인보다는 사회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문제 해결의 논리를 제시해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작품들은 구성과 내용이 난해해서 디자인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심사위원의 평가도 있었습니다. 구성의 독특함과 창의성이 오히려 의도를 흐려 아쉬운 결과를 줬다는 총평도 나왔습니다.
긴 여정동안 수고하신 심사위원분들 그리고 진행을 주관하신 대한건축사협회 사무처 직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건축에 대한 열정 하나로 공모에 참여하여 주신 모든 참가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건승의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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