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12일(현지시간) 60달러 선이 무너졌다.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방침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에 노골적으로 반대하면서 유가가 더 낮아져야 한다고 압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4%(0.26달러) 떨어진 59.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이다.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는 1984년 이후 34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 28분 현재 배럴당 0.74%(0.52달러) 하락한 69.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이 대(對)이란 원유 제재의 예외조치를 인정한 데다, 미국의 원유 재고까지 증가하면서 지속해서 하락 압박을 받았다. 이미 국제유가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이른바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상태다.
이날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방침을 밝히면서 장중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다시 꺾였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옛 석유부) 장관은 지난 1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 장관급 회의에서 “산유국끼리 합의는 안 됐지만 사우디는 다음 달부터 하루 50만 배럴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1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미 달러화 강세와 이에 따른 뉴욕증시 하락, 사우디의 감산 방침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 반대 등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바라건대(Hopefully),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을 것이다. 유가는 공급을 기반으로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 금값도 달러화 강세로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 떨어진 1,203.7달러를 기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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