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주거단지는 공급자와 수급자 간의 경제적 논리의 접점에서 계획됩니다. 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이번 주거단지는 경제적 접점을 벗어나 건축가의 생각을 자유롭게 반영해 새로운 개념의 주거단지를 디자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의 흐름과 삶의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주거단지를 만들고자 고민했습니다.”
정영균(사진)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는 설계 핵심 아이디어를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아파트가 갖는 획일화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공간의 다양성으로 주거단지의 내외부공간을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획일화된 단일평형의 평면, 똑같은 아파트 주동의 반복, 형태의 변화 없이 색깔만 다른 아파트가 아닌 다양한 연령과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공간 설계에 힘썼다”고 말했다.
세종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는 사는 사람의 삶을 담는 주거 문화로서의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도시구조와 조화된 보행로와 공원과 연계된 녹지를 기본 축으로 설계됐다. 두 개의 단지를 숲으로 연결하고 자연스러운 길을 따라 물빛마당, 비오톱정원, 오래뜰길, 어울림길 등과 함께 다양한 세대가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같은 맥락에서 시도한 다양한 단위세대 평면은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의 핵심이다. 특히 정 대표는 복층형 단위세대의 테라스 공간을 설계자로서 가장 애착이 깊은 공간으로 꼽았다. 그는 “단독주택처럼 테라스에서 햇빛, 바람, 눈, 비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상상하며 디자인했다”며 “주민공동시설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형태로 만든 15층의 스카이커뮤니티 공간 역시 도시 가로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랜드마크로서 인지되도록 신경을 쓴 부분이라 애정이 깊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아파트의 새로운 정체성에 대해 언급했다. 정 대표는 “이제 아파트도 대한민국이 오래도록 간직해야 할 문화유산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 이미지의 경제적 가치로서의 아파트를 넘어 내가 살아온 시간의 흐름과 삶이 담긴 주거문화로서 인식되는 유산으로 남길 새로운 문화공간이 되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설계자, 시공자, 여러 관계자가 함께 고민하면 좋은 건축물이 지어진다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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