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는 12일(현지시간)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에게 2009년 수여했던 ‘양심대사상(Ambassador of Conscience Award)’를 철회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에서 “당신이 더는 희망과 용기, 인권을 향한 불굴의 저항 을 상징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우리는 깊이 실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로힝야족을 향한 잔혹 행위의 중대성과 규모를 부인하는 것은 방글라데시와 미얀마에 있는 로힝야족 수십만 명의 상황이 나아질 전망이 적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캐나다 상원도 지난달 2일 수치 자문역의 명예시민권을 박탈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수치 자문역을 수상자로 선정했던 명예 타이틀을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8월 로힝야족 반군 단체인 ‘아라칸로힝야구원군(ARSA)’이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 등을 급습하자 미얀마군과 정부는 아라칸로힝야구원군을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병력을 동원해 소탕 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수천 명이 죽고 70만 명이 넘는 로힝야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로힝야 난민들은 미얀마군의 반군 토벌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과 성폭행, 방화, 고문 등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수치 자문역은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족 학살에 대해서 침묵했다. 지난 9월에는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하던 로이터 기자들에 ‘공직 기밀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 형을 선고한 법원 판결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 수치 자문역이 1991년 받은 노벨평화상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노벨위원회는 이를 거부했다. 노벨위 측은 “노벨상은 물리학상이든지, 문학상이든지, 평화상이든지 과거에 상을 받을 만한 노력과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명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웅산 수치는 상을 받은 1991년까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워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노벨상 규정에 따르면 수상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노벨위 측은 덧붙였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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