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북한의 ‘삭간몰 미사일 기지’와 관련해 “충분히 인지한 내용이며, 새로운 것은 없다”라고 13일(현지시각) 밝혔다.
뉴욕타임스(NYT)가 CSIS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큰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확하다. 가짜뉴스”라고 맞섰다. 미사일 기지 운용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것을 직접 차단하고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미사일 기지들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논의된 (미사일) 기지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정상적인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또 가짜뉴스가 나왔다. 만약 일이 잘 안 풀리면 내가 가장 먼저 알려주겠다”라고 강조했다. AFP통신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활동에 대해 일상적(normal)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CSIS는 지난 12일 공개한 ‘신고되지 않은 북한: 삭간몰 미사일 운용 기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신고(undeclared) 미사일 운용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SIS는 그러면서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3월 29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제시했다. 사진에는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에 있는 ‘삭간몰 기지’가 찍혀 있다.
삭간몰 기지는 사거리 300~1,000㎞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주로 운용하는 기지다. 이 곳은 서울과 비무장지대(DMZ)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미사일 기지 중 하나다. NYT는 “위성사진은 북한이 대단한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주요 (미사일) 발사장의 해체를 제시했지만, 재래식 및 핵탄두 발사를 강화할 수 있는 다른 기지 10여곳에 대한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이 절대 인정하지 않았던 미사일 기지가 실제 존재한다는 사실이 북한과의 외교가 핵ㆍ미사일 프로그램 제거로 이어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도 모순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북한이 운용 중인 미사일 기지들에 대해 미국은 이미 충분히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통상적인 활동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약속과 무관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취재진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일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할 준비를 여전히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CSIS 보고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명백히 북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그들이 비핵화한다면 다른 미래로 향할 수 있는 문을 열고 걸어 들어갈 엄청난 기회를 줬다”며 “그러나 그들(북한)은 여전히 그것(비핵화)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