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히는 수필 장르 책 판매가 올해 들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서점 인터파크가 14일 집계한 도서 판매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약 열 달간 에세이 분야 도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나 증가했다. 정확한 판매고는 대외비라고 밝혔다.
특히 에세이 판매 열풍은 독자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거나 인간관계를 다룬 이른바 ‘힐링 에세이’가 주도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전체 에세이 판매에서 이런 내용의 에세이는 62.3%를 차지했다.
지난 3월 출간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와 후속작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는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마음을 달래라는 조언을 담고 있는데, 스테디셀러가 될 조짐이 나타난다. 작가의 우울증 극복기를 담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도 몇 개월째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자존감과 독립심을 키워주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등도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컴 클로저’, ‘아임 낫 파인’, ‘당신이 옳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점가에서 이 같은 경향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팍팍한 삶 속에서 골치 아픈 내용보다 삶의 휴식과 위안을 주는 수필류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게 출판계의 분석이다.
이번 주에도 이런 부류의 에세이 신간이 다수 출간됐다. 스트레스와 고민을 몰아내는 방법을 담은 ‘마음 정리 수업’(한국경제신문 펴냄), 중년 위기 극복법을 다룬 ‘어떡하죠 마흔입니다’(와이즈베리 펴냄), 싫은 사람과 관계 맺는 법을 가르쳐주는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윌북 펴냄) 등이다. ‘그 사람은 왜 나를 아프게 할까’(행성B 펴냄), ‘혼자가 되었지만 잘 살아보겠습니다’(인디고 펴냄), ‘타인을 통해 나를 마주하는 힘’(우리나비 펴냄) 등도 출간됐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힐링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열풍을 타고 올 한해 독자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는 힐링 에세이가 서점가를 점령했다”고 설명했다.다만 유행처럼 쏟아지는 ‘가벼운 힐링 에세이’들은 내용 면에서 대체로 유사한 점이 많고 획일적인 출판 트렌드로 비칠 수 있어 우려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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