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메르코수르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1999년부터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역내 교역이 줄고 통상분쟁이 늘어났다. 이런 상황을 등에 업고 좌파 정권들이 속속 출범하면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론이 대두됐다. 2003년에는 브라질에서 룰라 다 시우바가, 아르헨티나에서는 네스토르 키르치네르가 정권을 잡았고 2004년에는 우루과이에서 타바레 바스케스 정부가 등장했다. 이후 메르코수르는 정치집단으로 변질되면서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짙어져갔다. 좌파 정권들은 유럽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라는 경제인들의 주장을 묵살했다. 개별 무역협상을 금지하는 메르코수르 규정 때문에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메르코수르의 경직된 운영방식을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우파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메르코수르가 글로벌 환경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회원국들이 양자 협상을 통해 자유무역 협상을 자유롭게 벌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미에 부는 우파 정권 바람이 세계 무역질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오철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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