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후반기를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충성도 높은 인물로 새 진용을 갖추기 위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고위급 인사 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 내각이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중간선거 다음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전격 경질하며 도미노 개각의 신호탄을 쏜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실장 외에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라이언 징크 내무부 장관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3명을 조만간 교체할 예정이며 국가안보회의(NSC) 개편도 숙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정책과 관련해 자신과 갈등을 빚어온 닐슨 장관을 교체하기로 일찌감치 마음을 먹었지만 아직 시점을 확정 짓지 못한 상태다. 닐슨 장관의 방어막 역할을 해온 켈리 실장도 함께 교체 대상에 올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켈리 실장이 사임할 경우 후임으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맡은 닉 아이어스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아이어스는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등과 친분이 두텁다.
이 밖에 개인 비위 문제가 불거진 징크 장관도 물갈이 대상이다. 그는 몬태나주 토지를 위법 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내무부의 내부감찰과 연방 수사당국의 조사를 동시에 받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라 리카르델 NSC 부보좌관도 해임할 것으로 보인다. 리카르델 경질은 이례적으로 멜라니아 여사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멜라니아 여사의 아프리카 순방 당시 그가 멜라니아 측 보좌진과 충돌하면서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다. 리카르델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및 국방부 측과도 불협화음을 보여왔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교체를 시작으로 본격 개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대통령이 후임을 고를 때 우선순위로 치는 것은 충성심과 정치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여부”라며 오는 2020년 대선에서의 재선을 노리기 위해 자신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지지층을 더욱 결집할 수 있는 진용을 갖출 것으로 분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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