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담은 영문 자료를 만들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배포하기로 했다.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여론전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1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사실을 무엇인가(What are the Fact)’라는 제목의 2쪽 자리 영문 자료를 작성해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부 관계자들과 언론에 배부한다. 이번 회의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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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자료는 한일 양국 간 청구권 문제에 대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경제협력 협정으로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번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선 “한일 청구권 협정을 명확하게 위반했다”며 “양국 관계의 법적 기반을 뒤집는 것은 물론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신일철주금 측이 피해자에게 1인당 1억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일본 측은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날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또다시 “한일 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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