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문가들은 대학 ‘합불’을 가르는 ‘변수’가 될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으로 영어영역을 꼽는다.
영어영역은 다른 과목과 달리 절대평가인 만큼 목표등급에 맞춰 기준점수 이상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문제는 난이도다. 절대평가가 도입된 작년 이후 수능·모의평가 영어영역 난이도는 ‘들쑥날쑥’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영역 원점수를 90점 이상 획득해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10.03%에 달했다. 올해 6월과 9월 모평 영어영역 1등급 수험생 비율은 각각 4.19%와 7.92%로 작년 수능보다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수능 때는 영어영역이 비교적 쉬웠고 올해 모평 때는 상대적으로 어려워 1등급 수험생 비율에 차이가 있었다.
영어영역이 예상보다 어려울 경우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해 수시모집 수능최저기준을 충족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쉬울 경우 수능최저기준을 맞춘 수험생이 많아져 수시전형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고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많아지는 만큼 정시모집 때도 경쟁이 세진다.
대학마다 영어영역 반영방식이 다른 점도 이 과목을 대입의 변수로 만드는 요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반영방식에 따른 유불리를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각 대학이 등급 간 몇 점씩 차이를 두는지 확인해 영어영역의 ‘실질 영향력’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각 대학 지원자 성적이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1점차 탈락’을 면하려면 영어영역 반영방식에 대한 연구가 필수다. 등급이 잘 나왔다면 등급 간 점수 차를 크게 두는 대학이 유리하고 그렇지 않다면 점수 차가 적은 곳이 그나마 낫다.
영어영역 반영방식은 고등급일수록 점수를 더 주는 가점 방식과 등급이 낮으면 점수를 덜 주는 감점 방식, 등급별로 정해진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 등이 있지만 수험생 입장에서 큰 차이는 없다. 수험생은 등급 간 점수 차가 몇 점씩인지 보고 영어영역 영향력을 가늠하면 된다.
서울대는 한 등급 낮아지면 0.5점을 깎는 방식을 사용한다. 가장 낮은 9등급이면 4점을 잃는다. 고려대 서울캠퍼스도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감점 방식을 적용하는데 등급 간 점수 차는 2점(1등급과 2등급 사이는 1점)이다.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등급이 높을수록 점수를 더 준다. 서강대는 등급이 한 단계 높아지면 1점을 가점해 9등급 수험생이 92점을 받을 때 1등급 수험생은 100점을 받는다. 성균관대는 등급 간 점수 차가 최대 11점, 최소 2점인데 인문계열은 3~5등급, 자연계열은 4~8등급 사이 점수 차가 특히 크다. 1등급 수험생이 100점을 받을 때 9등급 수험생은 그의 절반인 50점을 받게 된다.
연세대 서울캠퍼스는 등급별로 점수를 준다. 1등급은 100점 만점, 9등급은 5점이다. 한양대 서울캠퍼스는 1등급 100점에서 시작해 2~16점씩 점수가 낮아진다.
이화여대는 1등급 수험생 점수가 250점(만점)이며 한 등급 낮아질 때마다 10점씩 덜 부여한다. 숙명여대는 100점에서 95점으로 떨어지는 1등급과 2등급 사이를 빼면 모든 등급 간 점수 차가 10점이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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