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을 대표해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온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대표는 14일(현지시간) 양측간에 협상을 마무리할 결정적인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밤 영국 내각은 마라톤 회의 끝에 EU 측과 합의한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초안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지지 발표 직후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바르니에 수석대표가 협상에서 결정적인 진전이 있다고 밝히면 임시 정상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협상 마무리를 위해 남은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따라서 EU는 조만간 열릴 임시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초안에 대해 논의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등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서명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15일 오전 브뤼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투스크 의장은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에 대해 평가하고 승인 여부를 논의할 임시 EU 정상회의 일정을 발표할 전망이다. 앞서 EU 관리들은 이르면 오는 25일께 임시 EU 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예상대로 정상회의가 열린다면 이달 내에라도 EU와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에 공식 서명하고 양측 의회의 비준동의를 구하는 비준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EU 탈퇴를 통보한 영국은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에 따라 내년 3월 29일이면 자동으로 EU를 탈퇴해야 한다. 그 전에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이 비준돼야 큰 파장 없이 영국이 탈퇴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셈이다.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비준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영국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상황을 맞이하게 돼 적잖은 혼란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양측의 협상팀은 그들의 책임을 다했고, 영국 정부도 오늘 저녁 그들의 책임을 받아들였다”면서 “이제 양측에 있는 모든 당사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양측 의회에 브렉시트 협상 합의문 비준동의를 요구했다.
한편, EU와 영국 정부는 이날 585페이지 분량의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과 브렉시트 이후 양측간 미래관계에 대한 정치적 선언을 발표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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