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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에 재수생 팬클럽까지...후배들의 이색 수능 응원

새벽부터 수험생 응원 발걸음 이어져

현수막부터 큰절까지 '열띤 응원전'

15일 경기여고 재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며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 고사장 정문 앞에서 큰절을 올리고 있다. 학생들 앞으로 ‘수능대박’ 문구를 새긴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오지현기자




“수능 대박!” “선배님 힘내세요!”

2019학년도 수학능력시험날인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 앞에는 경기여고, 서문여고 등 근처 학교 후배들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수험생들을 향한 재치있는 응원 문구가 적힌 알록달록한 현수막이 나붙는가 하면, 아이돌그룹을 응원할 때나 등장할 법한 플래카드도 여럿 등장했다. 수능 한파가 비켜갔다지만 찬 아침 공기에 한켠에서 따뜻한 차와 커피를 나눠주고 있는 동네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15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 앞에서 경기여고 재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학생들 뒤로 수학능력시험에 늦은 수험생을 태우고 고사장으로 진입하는 경찰차가 보인다./오지현기자


새벽 6시반부터 고사장 앞에 나와 선배들을 응원했다는 경기여고 학생들은 학생회 야구점퍼와 핫팩까지 챙겨 단단히 무장한 모양새였다. 경기여고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서연(17) 학생은 “저희 후배들까지 떨리는 것 같다”며 “화이팅”을 외쳤다. 학생회장 허은세(18) 학생도 “이제 3학년이 된다니 긴장도 되지만, 온 마음을 다해 선배들을 응원한다”며 플래카드를 들었다.

학생들과 동행한 전보영(43) 경기여고 3학년 학생부장 교사는 “3학년을 여러번 졸업시켜봤지만 수능 시험장으로 학생들을 보내는 마음은 늘 특별한 것 같다”며 “학생들이 긴장하지 말고 실력대로 잘 풀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기여고 응원단은 재학생이 입장할 때마다 귤을 나눠주고, 미리 준비한 응원문구를 외치며 격려를 더했다. 고사장 문이 닫히고 난 후 ‘수능대박’을 기원하는 큰절을 올리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15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 앞에서 수험생의 친구들이 재수 수험생을 응원하는 현수막과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오지현기자


수험생을 응원하는 마음은 학부모와 동네 주민들도 다르지 않았다. 지나가다 수험장이 보여 응원의 마음을 보태기 위해 들렀다는 주민 김모(55)씨는 “좋은 성적 얻어서 원하던 대학에 진학했으면 좋겠다”며 연신 “화이팅”을 외쳤다. 수험생을 배웅하고 돌아가는 한 학부모는 “3년간 수능을 위해 스트레스 받아가며 열심히 달려온 만큼, 마음 놓고 실력 발휘해서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는 심정을 전했다.

재수에 도전하는 친구를 응원하러 새벽부터 발걸음을 한 대학생들도 있었다. 서울예대에 재학 중인 권유경(20)씨는 “재수하는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새벽 6시반부터 직접 제작한 현수막을 들고 나왔다”며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삼수하면 더 크게 만들어서 친구를 부끄럽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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