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인 이강래 전남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15일 “올해 수능은 고교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전년과 같이 유지하고자 했으며, 모의평가 기조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수능 시작시각인 오전 8시 4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제 방향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년과 같이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국어와 영어 영역은 출제 범위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출제했고, 수학과 탐구영역,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개별 교과 특성을 바탕으로 사고력 중심 평가를 지향했다”며 “한국사 영역은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 평가를 위해 핵심 내용 위주로 평이하게 출제해 수험생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영역·과목별 문항 수를 기준으로 70%는 EBS 수능 교재·강의와 연계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난이도에 대해 “두 차례 시행되었던 6월과 9월 모의평가 반응을 분석하고, 그 추이를 감안하면서 모의평가 기조를 손상하지 않도록 하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며 “두 차례 모평 반응들이 유의한 지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1교시 국어영역 시간에는 문제지에 오·탈자가 있어 학생들에게 정오표가 함께 배부됐다. 이 위원장은 “오기는 하나의 면에 있는 한 글자가 두 군데에서 잘못 들어갔다”며 “문제풀이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지 배부 준비를 완료한 토요일(10일) 새벽에 발견됐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재인쇄할 시간이 없었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여긴다”고 사과했다.
이 위원장은 문답지 이상을 미리 공지했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수험생에게 불필요한 혼란이나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 발표하기보다는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정오표를 배부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그런 전례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지난 2010학년도 수능에선 사회탐구 사회문화 과목 문제지에서는 원주민 명칭 ‘야노마모’가 ‘야노마노’로 표기돼 사전발표 없이 수능 당일에 정오표가 배부된 바 있다.
검토위원장을 맡은 김창원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는 “출제본부 내 검토진이 3단계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고, 오·탈자 확인도 하지만 980문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어쩔 수 없이 생긴다”며 “사후에 이런 일 없도록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올해 지진에 대비해 처음으로 예비문항을 출제한 것에 대해 “본문항과 예비문항 출제는 다른 일정으로 나눠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다”며 “예비문항 보안 문제는 평가원에서 철저한 방식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EBS 간접연계 지문 가운데 단어·문장이 쉬운 지문을 사용했다고 밝혔지만 올해는 이런 설명이 빠진 것과 관련해선 “‘쉽게’라는 표현 자체가 출제상황을 구속할 수 있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을 뿐 난이도를 고려해 그 부분을(이런 설명을) 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은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시험장에서 실시되며, 지원자는 59만4,924명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12월 5일 수험생들에게 성적을 통지한다. 올해부터는 성적 통지일에 수능 문항별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평가원 누리집에 공개하는데, 이는 고교 교육과정 상의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나왔는지 근거를 밝혀 교육과정 밖 출제 논란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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