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피의자 김성수(29)의 동생인 김모(27)씨를 살인죄의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살해된 PC방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의 아버지와 형, 그리고 유족의 변호인인 김호인 변호사는 15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이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폐쇄회로(CC)TV와 부검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살인죄 공범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 이번 주 월요일에 부검 결과서가 나왔는데 살인죄 공범을 적용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성립됐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자체 확보한 CCTV 화면을 보면 처음 엘리베이터에서 김성수와 피해자가 서로 멱살잡이를 하며 몸싸움을 벌이는 5∼6초 동안 김성수가 피해자를 제압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성수가 피해자에게 꿀밤을 때리듯 7∼8번 흉기를 휘두르고, 이렇게 휘두르는 장면부터 김성수의 동생이 피해자를 뒤에서 붙잡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키가 190㎝ 정도였던 피해자가 김성수에게 힘없이 제압을 당한 이유는 처음 서로가 엉겨 붙었을 당시부터 흉기를 휘둘렀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부검 결과 피해자의 후두부에도 자상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만약 경찰의 설명대로 김성수가 피해자를 쓰러트린 뒤부터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면 뒤통수 쪽을 찌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충분히 김성수의 동생이 형의 살인 행위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볼 수가 있다”며 “동생 김씨에게 살인죄 공범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생이 처음 싸움이 났을 때 피해자 신씨를 뒤에서 붙잡은 것과 관련해 “실행의 착수 이후에 다른 공범의 범행에 관여해 같이 진행할 경우에도 공범으로 판단한다”며 “사람을 흉기로 찌르는 데 붙잡고 있었다는 것은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씨의 아버지는 경찰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아버지 신씨는 “처음 경찰이 출동했을 때 경찰들이 문제를 잘 해결했다면 살인까지 벌어지진 않았을 거다. 김성수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이 가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불을 끄러 갔다 불은 끄지 않고 오히려 기름만 붓고 온 격”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 측에선 다시 한번 신중하게 수사를 해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김 변호사도 “당시 경찰의 대응이 살인 현장에 대처하는 경찰의 기본적 정석 지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며 “동생을 아무런 신병 확보 없이 돌려보낸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부연했다.
한편 경찰은 내외부 법률 전문가팀을 만들어 회의하면서 동생의 공범 여부 등에 대해 검토 중이다. 경찰은 동생 김씨에 대해 공동폭행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살인이나 상해치사의 공범으로 법리를 적용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또 김씨 형제가 범행을 공모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8일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에 대한 분석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거짓말 탐지기 결과에 대해 아직 공개할 단계가 아니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결과와 다른 증거들을 종합해 동생이 공범인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충남 공주 치료감호소로 보내져 약 한 달간 정신감정을 받은 김성수는 오는 20일 사건을 수사 중인 강서경찰서로 다시 이송될 예정이다. 경찰은 김성수의 신병을 건네받는 대로 수사를 마무리하고 21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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