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가점의 만점은 총 84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 35점 △저축기간 17점 등이다. 만점을 받으려면 무주택기간이 15년을 넘어야 하고, 가구주를 포함해 7명이 한 가구여야 하며, 청약통장을 15년 이상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귀하디 귀한’ 청약 만점이 올 하반기 ‘로또’ 단지로 관심을 모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 1차 재건축)’ 펜트하우스에서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다. 최근 몇 년 간 강남권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만점자가 나온 아파트는 래미안 리더스원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39억 원에 이르는 펜트하우스에서 가점 만점이 나온 것은 정부 규제의 한 단면”이라며 “정부가 강남권 주택 공급을 옥죄고 대출도 강화하면서 청약가점과 현금을 갖춘 부자들이 아파트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래미안 리더스원의 전용 238㎡ 펜트하우스 타입에서 청약 가점 만점 84점이 나왔다. 이 평형의 분양가격은 무려 39억 원에 이른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모든 평형 분양가가 9억 원을 초과해 중도금 집단대출이 이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당첨자들은 분양가의 80%(계약금 20%·중도금 60%)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거나 개인 대출로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전용 238㎡의 경우 31억 2,000만 원의 자기자본이 필요하다.
당초 청약 경쟁률이 낮거나 당첨 가점도 크게 높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그러나 이 타입의 청약 경쟁률은 17대 1로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고, 청약 가점 역시 예상치를 훌쩍 넘겼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1가구 모집이어서 청약 가점에 따라 당첨이 결정돼 수요자들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강남권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10년 만에 공급된 펜트하우스라는 희소성에 ‘똘똘한 한 채’ 바람까지 더해져 자신 있게 만점 청약통장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점은 전용 114㎡A에서도 나왔다. 이 평형의 청약 경쟁률은 153.38대1로 전용 59㎡ (422.25대 1) 다음으로 높았다. 일반적으로 가점제로만 뽑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평형에서 만점자가 많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과다. 분양가가 18억 4,000만~19억 9,000만 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만점자는 물론 점수가 높은 수요자들이 청약 신청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남 분양시장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정부가 강남권 주택 공급을 옥죄고 대출 규제까지 강도를 높이면서 현금 동원력을 갖춘 청약자면 강남권 아파트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이 같은 정책 부작용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 밖에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전용 59㎡ 타입은 최저 가점 74점, 최고 가점 79점으로 70점 중후반대의 고른 분포를 보였다. 당첨 가점 평균은 76.25였다. 전용 74㎡A는 69~74점, 74㎡B는 69~79점대를 기록했고 전용 114㎡B도 68~79점대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래미안 리더스원의 전체 평균 청약 가점은 68.16점으로 올 3월에 분양된 ‘디에이치자이 개포’(65.93점)나 지난해 9월 공급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62.87점)보다 높았다.
한편 래미안 리더스원은 강남 요지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인데다 이달 말 주택공급규칙 개정으로 1주택자의 추첨제 50% 마지막 청약기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1주택자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전용 114㎡A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153.38대 1에 달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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