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웹하드 카르텔...양진호 검찰 송치

양 회장, 음란물 유통 중심에 서 ‘헤비업로더→필터링 업체→웹하드’

경찰, '웹하드 카르텔' 관련 91명 적발·1명 구속…업로더 59명 수사 중

폭행과 엽기행각으로 물의를 빚어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아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16일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수원=연합뉴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웹하드 카르텔’ 실체가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양 회장은 비밀리에 불법 음란물 헤비업로더들을 관리,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웹하드에 올려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16일 양 회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양 회장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상습폭행 △강요 등 혐의를 받는다. 또 음란물 유포에 동조한 업체 전·현직 임직원 등 19명, 업로더 61명, 양 회장과 대마초를 피우고 동물학대 혐의를 받는 임직원 10명도 형사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외 음란물 업로더 59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양 회장은 헤비업로더를 철저하게 관리하며 필터링 업체까지 소유해 음란물 및 저작권 위반 콘텐츠 유통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양 회장은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2013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운영하며 불법 촬영 음란물 5만2,000여 건과 저작권 영상 등 230여건을 유포해 70억 원 상당 부당이득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음란물 중에는 몰래카메라와 ‘리벤지포르노’ 등 개인 간 성적영상물 100여 건도 포함됐다.



양 회장은 업로더를 독려하기 위해 인센티브도 지급했다. 특정기간 다운로드 양에 따라 ‘우수회원’으로 선정된 업로더가 그 대상이었다. 또 업로더를 △준회원 △정회원 △으뜸회원 등으로 나눠 수익률을 5~18%로 차등지급했다. 회원 자격 유지를 위해서는 매월 타 회원 요청자료 30건 이상을 업로드하도록 했다. 업로더 중에는 2억원 넘게 수익을 올린 인물도 있었다. 양 회장은 업로더를 보호하기도 했다. 방통신심의위원회에 적발되면 ID를 변경하도록 권유한 것이다.

또 양 회장이 불법 음란물 필터링에 소극적으로 임한 정황도 확인됐다. 양 회장은 필터링 업체 뮤레카의 실 소유주면서도 필터링 효과가 높은 DNA필터링은 적용하지 않았다. 웹하드 업체 실소유주가 필터링 업체까지 소유하면서 업로더를 관리하고 음란물 차단은 제대로 하지 않는 사이 음란물은 인터넷상에 여과 없이 유통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최근 1년간 매출액만 550억원에 달했다.

합동수사팀 관계자는 “직원 휴대전화 도·감청 등 추가 의혹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특히 음란물 유통의 주범인 ‘웹하드 카르텔’ 관련 문제점에 대해선 관계부처와 정보를 공유해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양 회장과 관련 없는 다른 웹하드 업체의 음란물 유통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업체 관계자와 업로더 등 160여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서종갑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