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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 “한반도 문제 해결 시점 무르익어...북미회담·金답방이 분수령”

■파푸아뉴기니 APEC서 네 번째 한중 정상회담

文 "2차 북미회담·金 답방 성공할 것"

習 "천지리이인화 조건 맞아떨어져가고 있다"

文, 시 주석 한국 초청...習 "내년 편리한 시기 방문할 용의"

習 "방북 초청 받은 상태...내년에 방북할 생각"

모두발언서 文 "한중 관계 할일 남아"...習 "점차적으로 이행 중" 미묘한 차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 정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 시점이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 목소리로 내렸다.

17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공동협력체(APEC) 정상회의 중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전했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이 이뤄지는 데는 천시지리인화(天時地利人和)가 필요한데 그 조건들이 맞아떨어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천시지리인화는 하늘이 주는 운은 지리상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상의 이로움도 사람들 사이의 일치단결만 못하다는 뜻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과 관련해 하늘이 주는 운, 지리상의 이로움, 당사자들의 일치단결이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져 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변인은 “양 정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며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 두 정상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중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후 네 번째이며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의 만남 이후 11개월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 시내 스탠리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이날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조속한 시일 내에 서울을 찾아줄 것을 요청했고 시 주석의 방한이 양국 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 주석도 사의를 표하고 “내년에 편리한 시기에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또 평양 방문에 대해서도 시 주석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은 상태”라며 “내년에 시간을 내서 방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약 35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고 시 주석도 “남북한의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가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다. 공동개최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양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분야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척시키고 미세먼지 등 환경분야에서 공동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중국 내의 우리 독립사적지의 보존, 관리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당부했고 시주석도 이를 약속했다고 김 대변인은 덧붙였다.

다만 이날 모두발언에서는 양 정상은 한중 양국 현안에 대해서는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합의가 점차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의 한중정상회담 이후 사드 보복 철회, 미세먼지 공동대응 등의 합의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할일이 남아 있다’며 더 빠른 진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시 주석은 ‘점차적으로 이행되고 있다’며 그동안의 성과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17일 오후 포트모르즈비 시내 스탠리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올해 한반도에서 전인미답의 평화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한중은 동북아 평화번영이라는 전략적 이익이 일치하는 만큼 한중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고 중국에도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가 무성하다는 말이 있다. 한중 관계가 뿌리 깊은 나무와 같으므로 가지가 무성하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한 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추진하며 공평하고 공정한 국제질서를 수행하는데 입장이 비슷하다”며 “중한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 공동 이익에 부합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 심화시키고, 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 번영을 유지하는데 계속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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