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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무역전쟁엔 승자없다" VS 펜스 "對中관세 두배 확대" 압박

氣 싸움장 된 APEC

트럼프 "中이 보내온 목록 중

4~5가지 빠져 수용 못한다"

내달초 열릴 美中 정상회담

추가 관세 잠정 보류 전망속

모건스탠리 "내년에도 마찰 지속"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시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무대에서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기 싸움을 벌임에 따라 향후 미중 무역 합의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진전된 태도를 보이면서도 중국에 근본적 개방 확대를 압박해 미중 무역전쟁이 쉽사리 가라앉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과 시 주석은 17일(현지시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먼저 연사로 무대에 오른 시 주석이 “냉전이나 열전이든, 또는 무역전쟁의 형태이든 대결에서 승자는 없다는 것을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겨냥한 공세를 펴자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비난하며 “중국이 행로를 바꿀 때까지 미국은 행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우리는 동반자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는다. 다른 나라의 독립성을 억압하거나 훼손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를 ‘수축 벨트’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날 각국 외교관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도 “우리는 중국과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 왔다”며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그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보름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해 양측 모두 타협과 대화의 여지는 남겨뒀다. 시 주석은 “나라와 나라가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고 서로 양보한다면 협상을 통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 역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들은 펜스 부통령과 시 주석이 거친 설전을 주고받은 지 몇 시간 후 행사장에서 1분30초가량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미중 양국이 정상회담에 앞서 서로에게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달라며 상대에게 유인책을 제시하면서도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선물을 내놓지 않는다면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벌이는 막판 기 싸움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자들을 만나 “중국이 거래를 원한다”면서 “그들은 기꺼이 하려고 하는 것들을 담은 긴 목록을 보내왔다”고 중국이 보내온 양보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대답에 4~5개 큰 것이 빠져 있어 아직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남은 중국산 수입품 전체(약 2,500억달러 규모)에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무역협상에 기대를 나타내며 “추가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이 내놓은 카드를 여전히 못마땅해하고 있지만 다음달 1일 시 주석과의 무역 담판을 앞두고 양국 간 협상이 어느 정도 굴러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양국이 오는 12월 초 열릴 회담에서 추가 관세 부과를 잠정 보류하는 부분적 합의를 이룰 수는 있지만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자르듯 무역 전쟁을 완전 종식시킬 수 있는 마법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8일 미국의 모건스탠리는 미중 무역대화 전망 보고서에서 양국 간 일시적 긴장 완화를 예상하면서도 협상은 무역 전쟁의 완전 종료가 아닌 ‘일시적 정전(ceasefire)’에 그칠 것이며 양국 통상 마찰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두 정상의 회동은 무역 전쟁 종식이라는 의제 자체를 위한 만남보다는 양국 국내 정치의 필요성에 따른 임시방편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특히 무역 전쟁으로 인한 충격파가 점점 커지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구미에 맞는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면서도 자국 장기 성장 계획을 흔들 수 있는 산업 정책 방향 전환 등의 사안은 도마에 올릴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싱크탱크 전문가의 언급을 인용해 “미중 무역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원하는 중국이 최근 미국에 천연가스 구매,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의 제안을 했다”고 보도하면서도 “다만 이 같은 협상안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국유기업 지원’ 이슈 등에서 양국 견해차가 워낙 커 다음달 초 미중 정상 회동에서 양국이 극적인 타협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무역수지 조절처럼 단시간에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 있지만 시장개방, 기술이전 강요 금지, 지재권 보호 등 2∼3년은 걸릴 사안들이 있고 중국 계획경제에 기반을 둔 산업정책이나 국유기업 지원책처럼 협상 자체가 어려운 사안들도 있다”고 지적해 양국 간 협상의 접점을 찾는 일이 매우 복잡한 사안임을 강조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뉴욕=손철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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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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