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핑크 멤버 손나은이 영화 ‘여곡성’을 통해 처음으로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화 ‘여곡성’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손나은은 “잘 이겨냈다”는 말로 지난 영화 촬영 시간을 돌아봤다. 에이핑크 콘서트와 일정이 겹치면서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그는 자기 몫을 충분히 해 냈다.
“작품을 할 때, 누구든지 100퍼센트 컨디션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러 상황에 따라 100프로 능력을 끌어내지 못한 경우가 있어요. 사실 콘서트 준비를 병행하면서 힘들었어요. 모든 게 100퍼센트가 아닌 상황에서 100퍼센트 끌어내려고 했지만 완성본을 보니 아쉬움이 남아요. 모니터 하면서도 그런 부분이 눈에 보이네요.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거겠죠. 그래도 셀프 칭찬을 하자면, 아프지 않고 촬영을 끝낸 게 대견해요.”
손나은은 2011년 걸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해 2012년 드라마 ‘대풍수’ ‘무자식 상팔자’ 2015년 ‘두 번째 스무살’ 2017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에 출연하며 연기돌의 길을 걸어왔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해준 작품은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이다. 그 어떤 장르보다 관심이 많았던 스크린 경험을 하게 해준 작품은 ‘여곡성’이다.
“‘무자식 상팔자’는 초심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에요. 제대로 해본 첫 연기라 부끄러우면서도 초심을 떠올릴 때면 일부러 찾아보는 작품 중의 하나입니다. ‘여곡성’ 준비를 하면서도 여러 번 찾아봤어요. ‘여곡성’도 영화의 초심을 떠올릴 작품으로 기억 될 것 같아요. 이번 작품으로 많이 배우게 됐죠. 첫 주연작이란 부담감도 있었지만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거든요.”
손나은은 이번 영화에서 화장기가 전혀 없는 얼굴로 등장하고자 했다. 물론 제작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본 메이크업은 했단다. 손나은은 “에이핑크로 예쁜 모습을 보여드리다 연기할 때만큼은 내려놓고 인물에 빠져들어 하고 싶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거의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했어요. 제가 맡은 옥분이란 아이가 고아 이잖아요. 화려하게 화장을 한 모습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아예 메이크업을 안 하려고 의견을 냈는데 제작진이 할 건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항상 생각하는 걸그룹 멤버 손나은 이미지와는 차별성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올해 8년 차를 맞게 된 에이핑크. 처음에는 가수로 준비하다가 회사에서 연기자 연습생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 후 ‘에이핑크’로 데뷔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는 “에이핑크라는 팀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며 “가수, 연기 두 가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며 특유의 은은한 미소를 보였다.
“모든 이들의 기대를 만족시켜드릴 수는 없겠지만, 가수 활동도 그렇고 연기도 마찬가지로 저에겐 너무나 중요한 작업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주어진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것이라고 봐요. 연기를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본업은 가수라고 생각해요. “
‘여곡성’을 찍으면서 손나은은 예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영화 미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나중에도 영화 미술팀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열의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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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술을 전공해서 그런 걸까요? 이모 할머니도 영화 미술 쪽에서 일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이번에 직접 경험한 소품, 조명, 미술 등등을 직접보니 재밌더라고요. 미술팀이 일하고 있으면 저도 슬쩍 껴서 소품을 만들곤 했어요.
”
손나은은 천천히, 하지만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여곡성’을 준비하며 연습 노트를 하나 하나 기록하며 세밀하게 준비해갔다는 후문. 함께 호흡을 맞춘 서영희 배우는 “너무나 완벽하게 준비해오는 친구이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연기돌’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편견은 여전하다.
손나은은 이에 대해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평생 제가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저 역시 그런 편견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100% 할 수 있는 일들도 그만큼 하지 못하고 돌아올 때가 많아요. 머리가 복잡해질 때도 있거든요. 조금 더 강해질 필요가 있죠.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려고 애쓰지 않을 거예요. 다만 제게 주어진 기회를 충실하게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연기할 때만큼은 저의 진실한 모습을 봐주셨으면 해요. 그 뒤에 어떤 평가든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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