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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노을, "지난 16년의 우여곡절, 지금의 우리 만들어"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스스로 ‘듣보(듣고 보지 못한)’, ‘옛날 가수’라는 수식어에도 거침이 없는 노을의 시작은 어땠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노을의 시작은 ‘파격’ 그 자체였다. 오히려 시대를 너무 앞서간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이전에는 보지 못한 역대급 데뷔였다.

2002년 노을은 JYP엔터테인먼트와 대기업의 합작으로 ‘세계 최초 모바일 그룹’이라는 타이틀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금이야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일상이 됐다지만, 당시만 해도 전에 없던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데뷔 후 노을은 다시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갔다. 음원 단위 소비 개념이 채 자리잡히지 않았던 탓에 투자 비용에 비해 수익이 턱없이 낮았던 것.

그 이후로 16년, 노을은 ‘청혼’, ‘전부 너였다’ 등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주목을 받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군 복무와 원치 않은 소속사 이적 등으로 5년간의 공백기를 겪기도 했다.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노을은 처음 모습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Q. 노을의 지난 16년을 돌아본다면

강균성 : 나에게 유익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지나 보면 유익이 아닐 때가 있고 나를 망하게 한 일인데 지나고 보니 나를 만들어 놓은 게 있더라. 노을도 주목받았을 때가 있었다면, 잘 안 됐을 때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때의 시간이 우리를 만들었고 우리를 교만하지 않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 모든 시간이 참 소중하다.

나성호 : 앨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중은 잘 모르지 않나. 많은 분들이 도와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피부로 느끼고 있다. 우리의 부족한 점을 여러 사람이 채워주셨다.

Q. 이상곤은 MBC ‘복면가왕’ 출연 당시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

이상곤 : 오랜 시간 공연을 통해서 우리 노래만 계속 하다보니 다른 노래에 대한 해석을 할 기회가 없었다. 우리 노래를 부르면서 ‘여기서 이렇게 부르고 이렇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있더라. 방송을 나간 이유도 그 이유가 컸다.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면서 곡을 해석하고 연구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고 나니까 우리 노래를 부를 때도 이전과 다른 기분이 들더라.

Q. 해체 위기 순간은 없었나

나성호 : ‘전부 너였다’로 활동한 뒤 5년의 공백이 있었다. 우리끼리 사이가 안 좋았던 것은 아니다. 회사 계약도 끝났고 군대를 가야하는 시점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때 각자 인생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Q. 음악적인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조율은 어떻게 하나

나성호 : 개인적인 성향이나 성격은 다르지만 다행히 좋다고 생각하는 노래는 의견이 일치된다. 사실 이 멤버들이 아니라 누구와 일을 해도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 가족들과도 싸우는데 타인과 100% 맞을 순 없지 않나. 하지만 멤버들 중에 누구 하나 성격이 모가 난 사람이 없다. 오디션 당시에 비슷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뽑은 게 앨범을 만들 때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 같다.

강균성 : 멤버들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다. 의견이 나뉘면 다수결에 따르기도 한다.



전우성 : 나이가 들고 서로에 대해서 많이 알게되니까 처음보다 유연해진 건 있는 것 같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Q. 예전과 달라진 음악 플랫폼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나성호 : 요즘 음원 차트를 보면 아이돌 그룹이나 비주얼적으로 강조된 분들이 항상 위에 있는 건 아니더라. 우리가 데뷔할 때만 해도 음원 사이트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 전이었다. 그만큼 불법도 많았다. 오히려 디지털 음원 형태로 변하면서 가수들에게 좋아진 것도 많다. 싱글 앨범 형태가 되면서 좋은 음악이 나올 때마다 계속 신곡을 발표할 수 있게 됐다.

이상곤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음원사이트 뿐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확실히 플랫폼이 다양해진 걸 체감하고 있다.

Q. 이번 연말은 콘서트로 보낸다고 들었다. 노을 콘서트는 발라드 그룹 콘서트가 아니라 ‘개그콘서트’ 방청을 다녀온 것처럼 재미있다는 후기들이 인상적이었다

강균성 : 우리와 관객들의 만남이기 때문에 우리의 유쾌함을 다 보여드리고 싶다. 사실 성호도 춤추는 것도 좋아하고 망가지는 것도 좋아한다. 공연장 오시는 분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드리고 싶다.

나성호 : 대부분 우리 노래가 슬픈 발라드가 많아서 멘트라도 재밌게 안 하면 서로 지치더라. 또 균성이가 대표로 예능 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예전에는 그룹의 이미지를 생각하다보니 방송에서는 자제하는 면이 있었다. 요새는 연예인이 아니어도 자체적으로 영상을 찍고 업로드하는 분들이 많지 않나. 우리도 앞으로는 소셜미디어 영상을 활동해서 우리의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드릴까 생각도 해보고 있다.

이상곤 : 발라드 음악을 좋아하지만 네 명 다 재미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굳이 코너를 꾸며서 웃음을 드리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항상 대화를 편하게 하는 것을 재밌어 해주시는 것 같다.

전우성 : 정적으로 노래만 할 거라 예상하고 오셨다가 풀어진 노을의 모습을 보시니까 그런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시는 것 같다.

Q. 앞으로에 대한 고민들이 있나

강균성 : 바람은 이문세 선배님처럼 계속해서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거다. 하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 그 키는 우리를 포함해 우리의 노래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에게 있는 것 같다.

전우성 : 살아있는 게 먼저다(웃음).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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