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도 월드컵이 있다. 22일부터 나흘간 호주 멜버른의 메트로폴리탄GC(파72)에서 열리는 남자 골프 월드컵(World Cup of Golf)은 올해로 59회째다.
골프 강국 중 하나인 한국은 지난 2002년 멕시코에서 열렸던 대회에서 기록한 3위가 최고 성적이다. 당시 일본이 우승했고 미국은 준우승했다. 한국은 간판 최경주와 지금은 교습가로 더 유명한 허석호가 참가해 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잉글랜드는 저스틴 로즈와 폴 케이시가 나섰고 미국은 필 미컬슨-데이비드 톰스가 참가했다.
골프 월드컵의 권위와 인기는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이나 미국-세계 연합(유럽 제외)의 프레지던츠컵, 올림픽 등에는 못미치지만 세계 28개국에서 56명(올해 기준)이 참가하는 빅 이벤트다. 총상금은 700만달러(약 79억원). 우승팀에는 120만달러(약 13억5,000만원)가 돌아간다. 첫날과 셋째 날에는 각자 볼을 쳐 더 좋은 스코어를 팀 점수로 삼는 포볼, 둘째 날과 마지막 날에는 번갈아 치기인 포섬 방식으로 경기한다.
한국은 세계랭킹 50위 안병훈(27·CJ대한통운)과 57위 김시우(23·CJ대한통운)의 투톱을 앞세워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둘이다. 안병훈은 직전 대회인 2016년에 김경태와 함께 나가 공동 22위로 마쳤던 경험이 있다. 2015년 유럽 투어 BMW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안병훈은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두 차례 준우승 기록을 남겼고 지난주 시드니에서 열렸던 호주 투어 호주오픈에서 공동 10위에 올랐다. 2라운드에는 홀인원도 터뜨렸다. 안병훈은 다음달 초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다. PGA 투어 통산 2승의 김시우는 지난 시즌 2위와 3위에 한 번씩 올랐고 지난달 CIMB 클래식 공동 10위 등으로 2018-2019시즌의 흐름도 나쁘지 않다. 안병훈은 “김시우와는 같이 연습 라운드도 많이 해봤고 PGA 투어에서 거의 매주 보는 사이다. 서로 잘 알아서 좋은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시우는 “안병훈 선배는 장타와 아이언 플레이가 좋고 저는 요즘 퍼트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시너지를 기대해도 좋다”며 “국민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좋은 경기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마크 리슈먼-캐머런 스미스 조의 홈팀 호주는 잉글랜드·미국 등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힌다. 리슈먼은 PGA 투어 4승을 자랑하고 스미스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5위에 오른 전도유망한 신예다. 잉글랜드는 올해 라이더컵에서 유럽의 우승에 공을 세운 이언 폴터와 티럴 해튼이 나서며 미국은 맷 쿠처-카일 스탠리 조가 출격한다. 12일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4년여 만에 PGA 투어 승수를 추가한 쿠처는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에 두루 출전했고 월드컵 우승 경험도 있는 베테랑이다. 리하오퉁-우아순의 중국도 다크호스다.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에서 3위에 올랐던 리하오퉁은 세계랭킹 40위의 강자이고 우아순도 유럽 투어에서 3승을 챙겼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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