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검찰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작년 대선과 총선 자금에 출처가 불분명한 돈이 유입된 것을 포착해 내사에 착수했다.
21일(현지시간)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파리 검찰청은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자금 흐름에 대한 예비조사를 전날 개시했다. 예비조사는 정식 수사에 착수하기 전 의혹에 대해 정보 수집 등의 내사를 진행하는 절차다.
프랑스선거자금관리위원회(CNCCFP)는 최근 작년 대선과 총선 국면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로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 총 14만4,000유로(1억9,000만원 상당)가 유입됐다고 최근 결론 내렸고, 검찰은 이 자료를 넘겨받아 조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여러 군데에서 계좌이체와 수표 등으로 지급된 이 자금의 출처와 함께 프랑스의 1인당 정치기부금 한도인 연 7,500 유로(970만원 상당)를 넘는 경우가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마크롱 캠프의 대선자금에 관한 검찰 조사 소식에 정치적 라이벌을 자처하는 급진좌파정당 대표 장뤼크 멜랑숑은 검찰이 왜 자신이 당한 것처럼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것이냐며 분개했다.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대표인 멜랑숑은 트위터에서 “자택 압수수색을 할까? 기부자 명단을 압수할까? 대놓고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거냐”고 검찰을 비난했다.
작년 프랑스 대선에서 좌파포퓰리즘 돌풍을 일으켰던 멜랑숑은 현재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멜랑숑의 자택과 당사를 급습해 압수수색에 나섰는데, 멜랑숑은 이에 항의해 압수수색 장면을 페이스북 영상으로 생중계하는가 하면 경찰관을 밀치고 고함을 쳐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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