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중국발 미세먼지와 관련해 “우리나라와 중국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연대를 통해 비상저감조치 등 정책을 공조하면 좋을 것 같다”며 “한·중 협력과 함께 미국, 일본을 포함한 다자 논의를 가동해야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21일 서울스퀘어에 있는 환경부 서울상황실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연구,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과 꾸준히 협력해 왔지만, 국민들께서 체감할 정도의 성과를 못 낸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우리나라에는 2∼3일 뒤 온다”며 “중국 안에서도 지역별로 미세먼지 상황이 달라서 양국이 맞춤형 협력사업을 하게 될 경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베이징에 문을 연 한·중 환경협력센터에서는 이런 문제를 포함한 분야별 신규 사업을 연구 중이다. 환경부는 장쑤성, 산시성과 환경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으로 대기오염이 심한 중국의 주요 5개 성 노후 경유차를 대상으로 매연저감장치를 시범 부착하고 미세먼지 실증화 기술도 수출할 방침이다. 중국 제철소 등에 한국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에는 지난달까지 12개, 총 833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조 장관은 중국과 양자 간 협력 못지않게 다자간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우리나라는 힘의 불균형이 심해 두 국가 간 환경 문제를 푸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일본, 미국 등 과학자들과 연대해 동북아시아의 월경성 대기오염을 연구하면 중국 정부도 그 결과를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생태 문명국가를 지향하는 만큼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는 순간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며 “따라서 외교적인 측면을 비롯해 학계, 지자체, 다자간 협력 등 입체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조 장관은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국내 연구가 많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고 했다. 그는 “연구가 너무 적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통계적으로 중국의 영향이 크다는 건 분명하나, 정확한 논거가 아직 부족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조 장관은 지난 13일 취임 후 대(對) 중국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행 연구가 미흡해 단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정부는 국내 발생 미세먼지 주범 가운데 하나인 경유차를 퇴출하고자 최근 ‘클린 디젤’ 정책 폐기를 선언했다. 조 장관은 이와 관련해 “내년 2월부터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되면 비상저감조치 때 경유차 이용자들이 불편해질 것”이라며 “정부가 경유차를 타지 못하게끔 강제할 수는 없지만, ‘경유차 퇴출’이라는 세계적 흐름과도 부합해 시장 논리에 따라 서서히 경유차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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