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들 중 비교적 규모가 큰 대형 유치원들이 온라인 유치원 입학시스템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시교육청 학교현황 자료 등을 바탕으로 처음학교로에 등록하지 않고 내년 원아모집을 실시하는 서울 사립유치원 47곳의 원아 수(올해 4월 1일 기준)는 1곳당 평균 160명으로 전체 사립유치원 평균(1곳당 103명)보다 57명 많았다. 분석대상이 된 47곳은 처음학교로에 등록하지 않은 유치원 가운데 원아 수가 확인된 곳이다. 서울 사립유치원은 총 677곳 중 546곳(80.8%)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했다.
특히 서울에서 원아가 많은 사립유치원 상위 10곳 가운데 6곳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아 수가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강동구 강동유정유치원(400명)과 송파구 송파유정유치원(381명) 모두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았다. 원아가 4번째로 많은 마포구 월드유치원(345명)도 처음학교로를 이용하지 않는다. 이같이 처음학교로에 불참한 47곳의 유치원 중 원아가 100명이 넘는 곳은 총 34곳으로 70%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사태’ 이후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대해 강경세를 보이면서 올해 처음학교로 참여율은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서울 사립유치원의 처음학교로 참여율은 각각 2.5%와 4.8%에 불과했지만 올해 참여율은 86%에 육박한다. 이렇게 처음학교로 참여율이 크게 오르면서 유치원 입학신청과 등록을 위해 온 가족이 유치원을 찾아다니는 불편함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대형유치원들이 처음학교로에 불참하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재차 유치원 ‘입학 전쟁’ 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유치원은 온라인에 공개하는 모집요강에 중요 정보를 빠뜨려 학부모들이 직접 유치원에 찾아오게끔 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에 월 52만원의 원장 인건비 지원금과 학급당 월 15만원의 학급운영비를 주지 않기로 했다. 올해 불참 유치원들은 내년 1월부터 지원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처음학교로 불참 유치원의 대다수가 교육청 지원에 연연하지 않는 대형유치원이기 때문에, 이 같은 처음학교로 참여 유도 방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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