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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왕년에…” 상사의 주책 알려주는 선풍기 화제

인공지능이 2,000여개 키워드로 판정…수치 높아지면 더 센 바람

회식에서 상사가 주책을 부리면 반응하는 인공지능 선풍기가 개발됐다. 해당 사진은 본문과 무관하다./사진=연합뉴스




“우리 젊은 시절에는…”, “내가 왕년에…” 회식자리에서 상사나 선배가 무용담이나 자기자랑을 시작할 때 흔히 쓰는 말투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부하직원이나 후배들은 “또 시작”이라며 불편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일본의 한 맥주 회사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회식에서 발언자의 말이 주책이라고 판단되면 자동으로 “당신 지금 주책 떨고 있다”고 알려주는 선풍기를 개발해 화제다.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 있는 생맥주회사 ‘요호양조’는 최근 회식자리에서 상사의 주책 무용담을 바람으로 알려주는 선풍기를 개발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전했다. ‘선배풍일호’로 명명한 이 선풍기는 의자 등받이의 막대 끝에 선풍기 날개가 달려있다. 미국 IBM사의 AI ‘왓슨’ 등을 이용해 대화속에 “요즘 젊은애들은…”이나 “거품 경제기에…”, 옛 연호인 “쇼와 00년…” 등 2,000여개의 키워드를 인식, 발언시간 등을 종합해 일정 수치를 넘으면 선풍기가 작동한다. 수치가 계속 올라가면 3단계로 설정돼있는 바람의 세기가 강해지는 방식이다.

직장 회식 참석을 꺼리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를 포착해 선풍기로 회식 분위기를 바꿔 보자는 취지로 직원이 제안해 지난 여름부터 개발에 착수했다고 한다.



요호양조는 도쿄도 내의 기업 등에 이 선풍기를 대여해 줘 직장 회식 등에 활용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회사원의 64%가 회식자리에서 선배나 상사의 무용담이나 자기자랑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보다 1.7배나 길게 이야기하는 것으로도 추산됐다.

이 회사 홍보담당자는 상사가 ‘내가 선배행세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려 “대등하고 자유로운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즐거운 회식이 확산하는 데 기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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