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업의 30%를 담당하는 시간강사의 강의료는 지난해 학교 총수입의 1.55%에 불과합니다. 시간강사를 채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는커녕 대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고려대학교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
공대위는 고려대 총학생회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강사법 시행을 위한 고려대 학생모임 ‘민주광장’,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고려대분회 등으로 구성됐다.
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강사법은 2019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시행 시점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고려대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사실상 ‘시간강사 제로’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각 학과에 2019학년도 1학기 개설과목을 현재 대비 20% 줄이고 외국인 교원·명예교수 등의 강의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졸업요구학점도 현행 130학점에서 120학점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공대위는 “강사법 시행 후 추가로 들어갈 비용은 55억원 정도인데 이는 고려대가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의 0.8%에 불과하다”며 “무분별한 시간강사 구조조정으로 나빠질 교육환경과 학문 다양성 감소 등을 고려하면 큰 비용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공대위 측은 서울캠퍼스, 세종캠퍼스, 의대를 포함해 시간강의료는 101억원으로 대학 총수입의 1.55%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구조조정안으로 고려대가 이윤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교육과 학문을 도외시하는 집단이라는 인상을 남길까 두렵다”며 “한국 사회에 모범적인 행보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공대위는 총장실과 교무처장실을 찾아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공대위의 한 참여자는 “(염재호 총장이) 임기 막판에 무책임하게 안을 던져놓고 가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학생이 교육부에 사립대학 감사를 요구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고대에 400억원을 기부한 노부부를 언급하며 강사 대량 해고로 교육의 질을 우려하는 의견도 나왔다. 공대위 측은 면담이 불발되자 항의서한을 총장실 문에 붙였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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