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마트폰의 최대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내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아이폰 판매 감소로 일감이 급감할 것을 우려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폭스콘이 내년 지출을 200억위안(약 3조2,600억원) 삭감한다는 목표를 정했다고 회사의 내부 메모를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 연간 지출이 67억달러(약 7조 5,67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무려 43%를 삭감한다는 뜻이다.
메모에 따르면 폭스콘은 내년 아이폰 사업 부문에서 60억위안 규모의 지출을 줄이고 기술직을 제외한 부문에서 10% 정도의 인력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관리자에게 연간 지급하는 15만달러의 급여가 삭감되고 자회사인 폭스콘산업인터넷에서도 30억위안의 비용절감이 추진된다.
회사 측은 메모 내용이 지난 수년 동안 이뤄진 통상적 수준이라고 해명했지만 애플이 아이폰 생산 감축을 추진하면서 폭스콘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폭스콘이 중국 선전 공장의 생산량을 전년 대비 10%가량 줄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폭스콘은 메모에서 “내년은 매우 힘들고 경쟁에 시달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은 지난달 말 일부 부품업체에 생산을 요청했던 ‘아이폰XR’ 7,000만대 중 3분의1을 줄인 데 이어 이달 초에도 대만 협력사들에 아이폰 생산량을 20~30% 감축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 판매둔화 악재로 코보·루멘텀홀딩스·재팬디스플레이 등 주요 아이폰 부품공급 업체들의 분기 이익 추정치는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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