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번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한 만큼 이번에는 우리 쪽에서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정보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 시기에 대해 “서훈 국정원장에게 ‘연내냐’고 묻자 가까운 시일 내라고 답했다”며 “연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정원은 “북한이 계속해서 국제적으로 해킹을 하는 것은 확실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이 해킹하는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제재위반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이 제안한 남북 국제항공로 신설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상임위원들이 남북 국제항공로 신설이 우리 국적항공사를 포함한 모든 항공사 및 승객에게 실질적 편의를 가져오고 한반도 하늘길의 평화적 이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북 국제항공로는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 항공 실무회의에서 제안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공기는 북한에서 멀리 떨어져 중국과 가까운 쪽의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또 미주 노선은 일본 쪽으로 돌아가 항공사들은 유류비 부담이 커지고 승객들도 1시간 가깝게 비행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을 겪고 있다. 러시아 노선 역시 동해에서 북한과 멀리 떨어진 항로를 이용 중이다. 이를 북한과 가까운 쪽으로 조정하자는 게 북한의 제안이었고 북한은 회의에서 구체적인 동·서해 항로 노선까지 그려 우리에게 제시했다. 반면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도 있다. 항로 개설은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항기구(ICAO)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항로 개설 자체가 제재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항로 개설 이후 북한 영공을 통과할 때마다 북한에 통과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게 문제가 될 수 있다. 과거 북한 영공 통과료는 1회당 80만원 수준이었다. 청와대가 이런 우려에도 국제항공로 신설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북한에만 이익을 주는 게 아니라 전 세계 항공기와 승객에게 편익을 주는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종호·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