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한(63) 전 대법관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23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에서 조사 받는 전직 법원행정처장으로서는 차한성·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출석한 고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의 행위로 사법부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고 전 대법관은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옳은 판결, 바른 재판을 위해 애쓰는 후배 법관을 포함해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사법부가 하루빨리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들의 추가적인 질문에는 “조사실에서 성실히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답하고 조사실로 올라갔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일했고 재판부에 복귀한 뒤 지난 8월 퇴임했다. 그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과 공모해 부산 법조비리 사건 무마 의혹과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기밀 유출 의혹 등에 관여한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다.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2014년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사건의 주심을 맡아 사건 심리를 고용노동부 측에 유리하도록 편파적으로 진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이제 검찰의 남은 수뇌부 조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뿐이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의 신병처리 방향을 정한 뒤 양 전 대법관의 소환 시기를 결정할 전망이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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