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 애플 컴퓨터의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방사능을 발견한 마리와 피에르 퀴리 부부… 이 밖에도 저명한 2인조 ‘듀오’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고독한 천재는 없다. 창조적 성과는 오직 협업을 통해 나온다는 것이 심리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 조슈아 울프 솅크의 주장이다.
저자는 창조성이란 특출난 한 사람의 내면에 숨어있는 재능이 아니라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깊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때 발생하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2인조 또는 한 쌍은 가장 깊이 있으면서도 유동적인 관계다. 한 사람은 너무 외로우면서 결핍 상태이고, 세 사람은 너무 안정적이어서 창조성을 저해할 수 있다. 반면 두 사람은 충분히 독자적 영역을 만들면서도 역동성을 드러낸다. 책의 첫 장에 인용한 미국 극작가인 토니 커시너의 “가장 작고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인간의 단위는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근대 서구의 문화에서 고독한 천재에 대한 집착은 매우 뿌리 깊었던 만큼 이를 지각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한 예로 조지 루카스가 만든 최초의 ‘스타워즈’ 영화 시리즈는 실제로 그의 첫 번째 아내이며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편집기사 마르샤 루카스와의 파트너십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의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으며 조지 루카스만 주목받았다.
책은 1 더하기 1이 2가 되는 것이 아닌 무한대로 폭발하는 것에 집중해 창조적 관계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 메커니즘을 추적한다. 그 과정을 여섯 단계로 나눠 살펴보는데, 한 쌍의 ‘만남’에서 시작해 의미 있고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 ‘합류’, 두 사람의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변증법’과 서로의 거리를 조절해 관계가 깊어지는 ‘거리’, 그리고 겉으로 적대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무한한 경기’, 결별에 이르는 ‘중단’이다. 특히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변증법’ 부분에서 한 쌍에는 스타의 역할을 하는 사람과 배후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 매우 고립되어 보이는 예술가도 매우 강렬한 연계를 맺고 있었다는 등 창조적인 두 사람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소개된다. 2만2,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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