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으로 주요20개국(G20)의 수입제한 조치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무역기구(WTO)가 22일(현지시간) 발간한 ‘G20 무역조치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개월 동안 G20 국가들이 쏟아낸 신규 수입제한 조치는 총 40건, 교역액 기준으로는 직전 조사의 6배가 넘는 4,810억달러(약 474조원)에 달해 2012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G20 국가들은 같은 기간 수입촉진 조치도 33건 도입했으나 규모는 2,160억달러에 그쳤다.
관세 인상, 수입금지, 수출규제 등 지난 5개월 간(5월16일~10월15일) 시행된 신규 수입제한 조치 중 79%는 미중 교역에서 나왔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세계적으로 경제성장과 고용·물가에 위험요소가 커질 것”이라며 “G20 지도자들이 해법을 찾으려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는 30일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긴장 완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내년에 미국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물릴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까지 0.8%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무역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전쟁을 촉발한 미국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저스틴 울퍼스 미시간대 경제학 교수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자료를 인용해 내년에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매길 경우 평균 관세율이 7.2%까지 치솟으면서 미 경제에 관세 폭탄의 역풍이 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미국 평균 관세율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지난해 1.4%에서 3.2%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의 파괴력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담판이 열릴 G20 정상회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중 정상회담을 평생 준비해왔다”며 “우리는 합의를 할 수 있다면 할 것”이라고 유화 제스처를 보이면서도 내년 1월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할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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