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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정책, 첫 단추부터 다시 끼워라] '주 52시간' 기업에 자율권 줘야

규모·업종별 경영환경 다른데

정부, 삶의 질 향상 '일방통행'

350만 中企 범법자로 내몰릴 판

경영계 "근로총량 한시연장 건의"





350만개 중소·중견기업이 내년 1월부터 범법자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 ‘주52시간제’ 계도기간이 다음달 말이면 종료되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은 새로운 노동규제로 인력을 더 채용하기도 어려워 발만 구르고 있다. 근로시간 줄이기가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정부 취지와 달리 산업현장의 혼란과 범죄 기업인 만들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자 근로시간을 노사 자율로 운용해 부작용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영계도 업황에 따라 근로시간 총량(52시간)을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까지 포함한 유연근로 확대방안을 정부에 조만간 건의할 예정이다.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고용·투자·생산 등 한국 경제의 각종 지표가 곤두박질치고 경영환경 악화로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기업 생산성을 높여 침체된 경제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서는 주52시간제를 노사 간 자율 합의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의 임이자 환노위 간사도 “현장에서는 줄어든 임금을 보전하려고 근로자들이 ‘투잡’을 뛰고, 기업들은 일이 몰려도 일손이 없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노사 합의로 연장·탄력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정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사용자단체는 유연근무 확대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초안에는 탄력근로 단위기간을 미국·일본·유럽과 같은 1년으로 늘리고 선택·재량근로제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난·재해시기에만 가능한 한시적 인가연장근로를 정유·조선·건설·통신 등의 업종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영환경의 격변에 따라 근로형태도 갈수록 다양하고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며 “미국 등 선진국처럼 근로시간과 근로형태를 법적 규제보다는 노사 자율에 맡기는 노사관계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혁·송주희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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