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고유가 정책에 반발하는 격렬한 시위가 전국 단위로 이어지자 결국 국제유가의 시세에 따라 유류세의 인상 폭·시점을 조정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생방송으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석 달에 한 번씩 국제유가 움직임을 디젤과 가솔린에 붙는 유류세 조정 범위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이 세금이 더욱 현명하게 작동하게끔 할 필요가 있다”며 유류세 등 탄소세의 부과 폭과 인상 시점 등을 국제유가와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또 “프랑스의 원자력발전 의존율을 현재의 75% 수준에서 50%로 낮추는 일정을 전 정부가 제시한 기한보다 10년 연기했다”며 “원자력발전 비중을 줄인다고 원자력발전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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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행정부의 급격한 유류세 인상은 이에 반발하는 대규모 ‘노란 조끼’ 시위를 촉발했다. 노란 조끼라는 이름은 운전자들이 차 사고를 대비해 차량에 의무적으로 비치해야 하는 형광 노란 조끼를 집회 참가자들이 입고 나와 붙여졌다. 정부는 기부변화 대처와 대기오염 예방 등을 이유로 지난 1년간 경유세 23%, 휘발유세 15%를 인상했고 내년 초에 추가로 유류세를 인상할 계획이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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