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의대 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이 지난 1990~2015년 난소경계성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643명(종양 크기 중간값 13㎝)을 평균 57개월간 경과관찰한 결과다. 난소경계성 종양은 악성(암)과 양성의 경계에 있으며 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어 대부분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28일 박 교수팀에 따르면 난소에 생긴 경계성 종양은 643명 중 210명이 복강경수술을, 433명이 개복수술을 받았다. 경과관찰기간 동안 종양이 재발하지 않고 완전히 제거된 환자 비율은 복강경 100%, 개복 99%로 대등했다. 복강경수술은 재발률과 합병증 발생률 측면에서 개복수술보다 약간 우월했다. 복강경수술의 재발률은 4.3%, 합병증 발생률은 2.4%로 개복수술(각 5.3%, 3.96%)보다 약간 낮았다. 관찰기간 생존율은 둘 다 99%였다.
수술로 제거된 난소경계성 종양의 최대 크기는 복강경 14.3㎝, 개복 24.1㎝였다. 복강경수술을 받은 여성의 23%는 종양의 크기가 13㎝ 이상이었다.
개복수술을 받으면 아랫배에 10㎝ 이상 상처가 남는다. 반면 복강경수술은 보통 복부 3곳을 1㎝ 정도 째고 이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도구를 집어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통증과 출혈·수혈 위험이 작고 입원기간이 짧으며 빠른 배변 기능회복 등 장점이 많다. 최근에는 배꼽 한 곳만 2㎝가량 째고 수술도구 등을 집어넣는 단일공 복강경수술을 하기도 한다.
다만 난소경계성 종양의 경우 복강경수술 과정에서 종양이 파열돼 종양의 ‘씨앗’이 난소 밖으로 파종될 수 있다는 이유로 과거에는 5㎝, 최근에는 10㎝ 이상인 경우 개복수술을 하는 게 안전하다고 인식돼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이 같은 관행이 과도하다는 게 확인됐다. 박 교수는 “숙련된 의료진이 주의를 기울인다면 종양에서 고형 성분의 비율이 높지 않으면 10~14㎝ 안팎의 난소경계성 종양도 복강경으로 파열 없이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최근에는 20㎝가 넘는 난소경계성 종양도 복강경수술을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수술방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며 “복강경수술은 특히 수술 후 회복과 흉터를 걱정하는 젊은 난소경계성 종양 환자들에게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난소경계성 종양은 상대적으로 젊은 가임기 여성에서 발생빈도가 높다. 이번 연구에서도 복강경수술을 받은 여성 210명 중 50.5%(106명)가 만 40세 미만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부인암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gynecological cancer)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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