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상승률을 보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최근 5년 동안 대기업의 연평균 평균 임금 증가율은 전체 평균보다 0.9%포인트 높은 3.7%에 달한다. 반면 중소기업은 10~99인을 제외하고 대부분 임금 증가폭이 둔화됐다. 이러니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각종 복지혜택까지 포함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임금으로 배분되는 성장 과실이 대기업으로 집중되고 있음이다.
임금 불평등이 이렇게까지 커진 데는 대기업 정규직의 노조 탓이 크다. 기업이야 이익이 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대기업 노조는 언제나 임금 인상을 주장해왔다. 2015년 이후 7조원 넘는 공적자금을 받았던 기업의 노조는 회사가 겨우 적자에서 벗어나자마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고 순이익이 30% 넘게 줄어들었는데도 기본급 10% 이상 인상을 요구한 곳도 있다. 분배할 총량은 줄었는데 노조는 자기 몫을 더 달라고 하니 나타난 결과는 뻔하다. 하청 업체인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허리만 휠 뿐이다.
토론에 참석한 한 교수는 “대기업 고임금을 그대로 둔 채 임금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과도한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하청 업체 근로자들의 몫을 늘려주는 것이 임금격차 해소의 정도이자 기업과 근로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다. 대기업 팔을 비틀어 임금을 더 주는 것은 비정규직과 저임금 근로자들의 일자리와 임금을 빼앗아 임금 불평등을 심화하는 하책 중의 하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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