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크림반도 케르치해협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과 관련해 이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노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 주장했다.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 측의 도발이 빌미가 됐다는 말이다.
28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 참석해 케르치해협 사건에 관해 설명하며 “이는 명백한 도발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현 정부와 대통령이 조직한 도발이다”고 규정했다. 그는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5위 정도에 머물고 있으며, (대선에서) 그가 (최다 득표자 2명이 경쟁하는) 2차 결선 투표에도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권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야권을 비롯한 경쟁자들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방해물을 만들기 위해 뭔가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푸틴은 러시아 해안경비대는 국경을 침범한 우크라이나인들을 억류하면서 군인의 임무를 정확히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해안경비대는 지난 25일 케르치해협을 통과하려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무력을 동원해 나포한 뒤 인접한 크림반도의 케르치항으로 끌고 가 억류했다. 나포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군인 최소 3명이 부상 당했고, 부상자를 제외한 21명은 크림반도 동부의 군부대에 억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법원은 승조원들에 대해 2개월의 구속 결정을 내렸다.
양국이 충돌한 케르치해협은 크림반도 동부에 위치한 해협으로 흑해와 아조프해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2003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양국 간 조약을 통해 공유 영해로 지정하면서 양국 선박은 사전에 항행 계획을 통보하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다. 러시아는 통보 없는 무단 항행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항행 계획을 러시아에 미리 통보했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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